나는 세상에 나올 때
두 사람의 업보를 지고 왔네
그 하나는, 삼천오백 년 전 중국의 중원사람인데
일인지하 만인지상의 재상업을 지녔다네
그 둘은, 천칠백 년 전 소주 항주에서 태어났는데
마누라를 수 천이나 거느렸다네
세상에 나가 중생을 제도하는 세웠는데
불쌍한 지옥중생이 생각 났네
나의 기도로 화탕지옥 끓는 물은 온천수로 변하고
화탕지옥 중생들은 전부 왕생극락하였는데
지독한 업을 지은 두 사람이 남았다네
재상은 칼쌈을 잘해 재상이 되었는데
그의 말끝은 늘 죽여라 살려라 였었고
부자는 늘 재옥의 품에 살았다네
그는 돈이 많아 돈을 꿔주고
돈을 제 때에 갚지 못하면
이쁜 마누라를 데려왔다네
그런 여자가 수천이 되었으니 독수공방
여자의 한은 하늘에 까지 차게 되었네
나는 두 사람의 업을 녹이고자 사바에 나왔네
세상에 나오고 보니 두 사람의 업은 예상 외로 지독했네
쌈꾼업은 날마다 싸우고 맞게 했으며
부자업은 날마다 여자들 틈에서 희노애락 했다네
본신이 대도를 닦는 사람이니 대도의 길을 가야 하는데
쌈꾼업과 부자업이 사사건건 가로막네
원한이 스스로 맺히고 행운은 도둑으로 몰린다네
가는 길마다 피 바다요
가는 절마다 도둑 누명일세
해도해도 너무해서 뜻을 망각하고 자살을 시도 했었지.
그 때마다 기도하고 참선해서 업망을 돌파했네
이제 수행해서 언간은 업을 녹인 것 같은데
내가 지은 절에는 신도는 볼 수 없고
찬바람만 쌀쌀하게 몰아치니
일을 못하는 중은 부처님 뵐 낮이 없어 죽고만 싶다네
아 업보 중생이여, 나도 그렇거니 당신들은 어쩌란 말인가
부처님이 각자에 불성이 있다고 했으니
찾아보세. 찾아보면 부처와 중생이 다 다름 없는 부처라 했으니
그 길을 가는 걸세. 큰스님은 수행불 염염불이라 했으니
수행하는 그 얼굴이 부처요
열불하는 그 얼굴이 부처 얼굴이 아닌가
참선하세 염불하세 어서 어서 수행해서 성불하세.
오, 업보 중생이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