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적 오르고 몸도 튼튼 ‘효과 만점’
“수행이 성인들만의 전유물은 아니다. 어린아이도 수행을 할 수 있고, 또 수행하면 지혜가 생겨난다.” 언뜻 듣고나면 ‘글쎄’라는 물음표가 붙는다. 수행이 좋다고는 하지만 이를 아이들이 선뜻 하려고 할까 라는 점 때문이다. 지난 17일, 충남 천안 한암사(주지 원철스님)를 찾았다. 이곳에서 한달째 매일같이 1000배 수행을 하는 아이들을 만나기 위해서다.
오전 7시30분. 이미 두 명의 아이가 1000배 정진을 하고 있었다. 오전 8시쯤 되자 절을 마친 아이들이 이마에 송송 맺은 땀을 닦아내며, 책을 집어들고 의자가 있는 후원으로 향했다. 지난 7월21일부터 1000배를 시작했다는 서민정(백석초 5년)양은 새벽 6시에 일어나 절을 하고는 공부를 시작한단다. 절을 하니 무엇이 좋냐는 질문에 “살도 빠지고, 몸도 개운해져요. 몸의 탁한 기운도 빠지는 것 같고요.” 당돌한 대답이 돌아온다.
박준형(신용초 1)군은 불과 3주 사이에 학업성적이 급성장 했단다. 박군의 어머니 차경희씨는 “방학 전에 영어학원에서 30점대 수준이었는데, 불과 몇 주 사이에 만점대 성적을 유지하고 있다”며 “집중력이 높아지고, 참을성이 생겨난 것이 원인 같다”고 말했다.
집중력 향상 공부 도움…입소문 타고 동참 늘어
한달간 진행…어린이법회에 ‘수행’ 성공적 접목
8시가 조금 넘어서자 10여명의 아이들이 법당에 들어섰다. 모두 참회수행을 하려는 아이들이다. 6살 아이부터 초등학생까지 나이인데, 각자 염주 하나씩을 돌리며 1시간30분만에 1000배를 마쳤다. 김준호.유림 자매를 데리고 매일 절을 찾고 있다는 정은영(천안 신방동)씨는 “처음에는 막연히 좋다는 생각에 절을 시작했는데, 점차 몸과 마음의 변화가 일어나는 것을 느꼈다”며 “절하는 모습을 자주 접한 까닭인지, 아이들에게 같이 하자고 권하니 흔쾌히 따라했다. 아이들이 더 절을 잘 한다”고 말했다.
피아니스트가 꿈이라는 김유림(신용초 1년)양은 올해 1월부터 매일 108배를 하던 중 1000배 정진에 동참하게 됐단다. 또 홍윤성(용암초 5년)양은 잘못된 체형을 바로잡을 생각으로 절을 동참했는데 “몸도 바르게 펴질 뿐 아니라 식생활도 매우 좋아졌다”고 말했다.
한암사가 1000배 정진을 시작한 것은 지난 7월 중순 한암사여름불교학교에서다. “절 수행을 하면 몸에 좋다”는 주지 원철스님의 말을 듣고는 몇몇 아이들이 자발적으로 시작했다. 스님은 “부모들이 자주 아이들을 사찰로 데리고 와서 참회정진을 하자, 이를 본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절수행법을 하게 되는 것 같다”며 “특히 매일 108배를 하면서 성적이 크게 향상된 몇몇 아이들 이야기가 입소문이 난 것도 한 원인같다”고 분석했다.
부모들은 수행이 아이들에게 미치는 영향으로 참을성, 즉 인내력과 집중력을 꼽았다. 절을 하면서 잡념을 떨치게 되고, 인내력이 급속히 높아져 학업으로 연결된다는 것. 두 아이를 데리고 참회정진을 하고 있다는 한의사 이은지(쌍용동)씨는 “아이들이 오히려 어른보다 절을 쉽게 한다”며 “아이들에게 필요한 운동량도 적당히 제공한다. 노폐물이 땀을 통해 배출돼 건강에도 좋다”고 설명했다.
한암사가 지난 한 달간 진행한 1000배 정진 프로그램은 어린이 법회에 ‘수행’을 성공적으로 적용시켜냈다는 평가다. ‘흥미와 교육’ 중심의 현재 어린이법회 프로그램의 한계를 극복할 대안으로 ‘어린이 수행법’을 연구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한암사에서는 내년부터 어린이법회를 특성화시켜 언어.축구.요리.과학반으로 나눠 법회 및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다. 원철스님은 “30대층을 포교하기 위해서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포교가 절실하다. 다양한 포교방법을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천안=안직수 기자
jsahn@ibulgyo.com
[불교신문 2355호/ 8월29일자]
2007-08-25 오전 11:00:34 /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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