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시간 늘 하던대로 108배를 하고 내려오는 길에 스님을 만났습니다,
항상스님앞에서는 죄스럽고 떨리고 어린이로 변하는 제 모습을 발견합니다.
철없고 참 한심한 절 보시면 답답하셔 혼내주고 싶을 텐데 꾹 참고 계신거 같습니다.
언젠가는 아마 엄청 혼날겁니다. 늘 불안합니다.
더군다나 남편을 등에 업고 다녀 맹랑한 면도 겸비했지요.
그래도 스님은 법명을 주신다 하십니다.
남편덕분에 어부지리로 받은거 같아 죄스럽지만, 전 아직 받을 자격이 안됩니다. 라고
입에서 떨어지지 않습니다,,속으로는 넘 좋아서 그랬겠지요.
드디어 받는날이 왔습니다.
빈손으로 가는길이 무겁기만 하지만,
부처님제자가 된다.
한암사 식구가 된다.
훌륭한스님께 교육을 받는다는 생각에 눈물이 앞을 가렸습니다.
한없이 부족하고 죄만 잔뜩 지고 있는 저한테 이런 기회가 온다는 건
그래도 뭔가 좋은일 하긴 했나 이런 좋은일이 생기게...
앞으로 좋은일만 해서 이 은혜을 끝없이 갚아야 한다고
다짐을 합니다.
그날이 아버지제사였습니다.. 이 기쁨을 아버지한테 전해야겠다는 맘으로
바로 시골로 달려갑니다.
수계증을 놓고 절하고 다짐을 합니다
부처님말씀에 다는 못해도 열심히 따라 살겠다고,,,
이젠 막내딸 걱정말고 편히 쉬라고도 해봅니다.
목이 메이고 눈이 충혈이 됩니다.
또한 친구(전생연인)한테 전화를 합니다,
친구축하 메세지..
넌 오늘부터 신상이야
예전의 영애를 모두 버리고
새로 태어나 밝고 환한 삶을 앞으로 살어
너의 어두운빛을 모두 버려.
나도 절에 갈란다..
신상이란 말이 정신을 번쩍 들게 합니다.
정은아, 고맙다,너가 있어 더 행복한가보다.
또한 부처님을 넘 사랑하는 남편이 있어 감사합니다.
모두 모두 감사합니다.. 행복합니다. 고맙습니다.
수계증을 받고, 글도 처음 써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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